Cassette Tape Multi Track Recorder
카세트 테이프 멀티트랙 레코더는 일반적인 오디오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하여 4트랙에서 많게는 8트랙까지 멀티트랙 녹음이 가능한 포터블 장비이다. 이러한 장비는 가정에서도 손쉽게 다중 트랙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홈 레코딩(Home Recording)’ 개념의 시초가 되었다.
1979년, 일본 TEAC사의 기술 브랜드인 TASCAM이 발표한 PortaStudio(포르타스튜디오)는 최초의 상용 4트랙 카세트 MTR로, 전문 스튜디오 밖에서도 작곡, 녹음, 믹싱을 가능하게 한 혁신적인 장비였다. 이후 Akai, Fostex, Yamaha 등에서도 유사한 방식의 6트랙, 8트랙 모델이 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었다.
카세트 테이프의 물리적 폭(3.81mm)은 본래 스테레오 재생용 4트랙 구조(좌/우 채널 각 2트랙)에 맞춰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멀티트랙 녹음기에 적용하면 트랙 폭이 극도로 좁아지고, 그 결과 신호 대 잡음비(S/N비)와 다이내믹 레인지가 제한된다. 이러한 한계를 완화하기 위해 Dolby B/C나 dbx Type II 같은 아날로그 노이즈 리덕션 기술이 내장되었다.
초기의 PortaStudio는 사운드를 여러 번 ‘핑퐁 녹음(Bounce)’하여 트랙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제한된 4트랙에서도 복잡한 구성을 만들 수 있었다. 이 방법은 1960년대 비틀즈가 스튜디오에서 사용하던 테이프 바운싱 방식을 가정용으로 단순화한 형태로, 사운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다중 편곡과 사운드 레이어링을 구현하게 했다.
그 결과, 1980~1990년대에 걸쳐 많은 밴드와 싱어송라이터들이 가정에서 직접 앨범 데모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으며, TASCAM PortaStudio는 “원조 홈레코딩 레코더”로 불렸다.
비록 카세트 테이프의 한계(주파수 응답, 히스 노이즈, 마그네틱 감쇄 등)로 인해 오늘날의 디지털 MTR이나 DAW 시스템에 비해 음질은 열등하지만, 그 특유의 포화감 있는 테이프 사운드와 간단한 작업 구조 덕분에 지금도 레트로한 음악 제작을 위해 일부 뮤지션이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