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_컬럼:서브킥_구려

서브킥 마이크는 리얼한 킥소리를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할 대상이 절대 아닙니다.

스피커 유닛을 역으로 활용해 킥 드럼의 초저역을 받아내는 ‘서브킥(Sub-Kick)’ 테크닉, 특히 야마하 NS-10M의 우퍼(JA-1801)를 활용한 방식은 스튜디오에서 제법 그럴싸한 비주얼과 함께 하나의 클래식한 팁처럼 통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리얼한 드럼 과 드러머가 의도한 본래의 사운드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목표라면, 서브킥은 결코 1순위 옵션이 될 수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가장 피해야 할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스피커 유닛을 마이크로 돌려 쓰는 순간, 우리는 정교한 음향 변환기가 아니라 53Hz라는 명확한 자체 공진 주파수(f_s)를 가진 거대한 공진기를 입력단에 대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다이내믹 마이크나 콘덴서 마이크다이어프램이 매우 가볍고 적절한 제동(Damping)이 걸려 있어, 드럼 헤드가 밀어내는 공기의 트랜지언트파형을 비교적 정직하게 전압 신호로 바꿔줍니다. 반면 heavy한 종이 콘과 서스펜션을 가진 NS-10M 우퍼는 다릅니다. 18인치 킥이든, 20인치든, 22인치든, 인치수와 튜닝에 상관없이 타격음이 들어오는 순간 유닛 자체가 가진 53Hz 대역의 링잉(Ringing)이 강하게 유발됩니다. 결국 이 방법으로 얻게 되는 결과물은 실제 쉘의 울림이나 드러머가 세심하게 조절한 피치와 서스틴이 아니라, 어떤 킥이든 53Hz 근처의 둔탁하고 길게 늘어지는 서브 으로 단일화되어 버린 신호입니다. 드러머가 곡의 키에 맞춰 킥 헤드 텐션을 잡고 마플링을 아무리 세심하게 해두었어도, 서브킥을 대는 순간 그 의도는 53Hz의 무거운 저음 뒤로 완전히 뭉개집니다. 게다가 무거운 콘 무게 때문에 비터가 헤드를 때리는 순간의 빠른 어택감(Transient)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며, 곡의 Key와 53Hz 공진이 어긋날 경우 메인 킥 마이크 신호와 결합하면서 저음역대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펀치감을 상쇄시키는 위상 문제까지 초래합니다. 단순히 “스튜디오우퍼를 세워두면 멋있어 보여서”, 혹은 “남들이 다 쓰니까 특이해서”라는 이유로 이 테크닉을 킥 아웃의 메인 솔루션으로 삼는 것은 본래의 드럼 소리와 전혀 다른 공진음을 얻게 되는 매우 비효율적인 접근입니다. 드러머의 의도와 실제 드럼이 가진 본연의 , 그리고 살아있는 어택감을 녹음하고 싶다면 정석적인 라지 다이어프램 다이내믹 마이크나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Neumann U47 FET이나 AKG D12 VR, EV RE20 같은 정상적인 변환기들이 쉘의 어택과 명확한 피치감을 훨씬 정확하고 깔끔하게 받아냅니다. 서브테크닉은 원음을 대체하는 마이크가 아닙니다. 메인 마이크로 정교하게 받은 원음 아래에, 특정 50Hz 대역서브 신스(Sub-synth) 레이어를 살짝 얹어 웅장함만 보강하겠다는 명확한 레이어링 목적이 있을 때만 아주 제한적으로 꺼내 들어야 하는 부수적인 카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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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_컬럼/서브킥_구려.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저자 정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