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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_컬럼:스피커_유닛_사이즈에_대하여

스피커 유닛 사이즈에 대하여

그림 1: 일반적인 스피커 유닛 사이즈와 재생 주파수 범위

스피커 유닛 사이즈와 저역 재생 능력의 관계

저역의 재생 문제는 가장 먼저 주파수와 관계가 있다. 또한 스피커가 물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기의 부피와 관계가 있다. 파장을 길이로만 이해하여 스피커의 사이즈나 특정한 거리 관계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의 주파수의 거동은 파장 길이가 아닌 공기의 소밀(밀도의 변화)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공기의 부피와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단순히 “스피커의 외형 사이즈”가 아닌 “스피커가 밀어낼 수 있는 공기의 체적량“과 ”유닛 자체의 공진 주파수(Fs)“의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

주파수와 공진 주파수(Fs)

40Hz주파수를 예를 들자면, 스피커가 1초에 40번 앞뒤로 진동하면 40Hz주파수를 재생하는 것이다. 유닛의 사이즈와 관계없이 어떤 크기의 스피커가 되든, 1초에 40번 앞뒤로 진동하면 그 스피커는 40Hz주파수를 생성한다.

그러나 유닛이 물리적으로 저역을 왜곡 없이 편안하게 재생할 수 있느냐는 유닛의 자체 공진 주파수($f_s$)에 의해 결정된다. 스피커 진동계의 물리 공식은 다음과 같다.

$$f_s = \frac{1}{2\pi} \sqrt{\frac{K}{M}}$$

* $M$ (질량): 진동판(콘지, 보이스코일 등)의 전체 무게 * $K$ (강성): 서스펜션(엣지, 댐퍼)이 진동판을 붙잡고 있는 탄성 수치

이 공식에 의해, 유닛이 낮은 저음을 내기 위해서는 진동계의 무게($M$)가 무겁거나 서스펜션이 유연해야 한다. 과거에는 가벼운 페이퍼 콘지를 썼기 때문에 $f_s$를 낮추려면 유닛의 반경(사이즈)을 무조건 키워야만 했지만, 현대에는 다른 공학적 접근이 가능해졌다.

스피커 사이즈와 익스커션의 등가 교환

그 다음에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스피커 유닛이 밀어내는 공기의 양, 즉 유효면적(Sd)과 앞뒤 익스커션의 곱이다.

어떤 1인치의 스피커가 40Hz로 앞뒤로 진동하고 있고, 10인치의 스피커가 40Hz로 똑같이 앞뒤로 진동하고 있을 때, 만약 두 유닛의 앞뒤 움직임 폭(변위량)이 같다면 이들이 만들어내는 공기 체적량의 차이는 유효면적 비율에 따라 약 100배의 차이가 난다. 음압에서 100배의 차이는 20dB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 즉, 너무 작은 스피커는 1초에 40번 진동해도 유효면적이 작아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수준의 미세한 음압만 발생시킨다.

그러나 스피커의 사이즈만 음압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text{체적 변위량}(V_d) = \text{유효면적}(S_d) \times \text{최대 변위량}(X_{max})$$

스피커의 사이즈($S_d$)가 작더라도, 앞뒤로 움직이는 변위량($X_{max}$)을 극적으로 늘린다면 큰 스피커와 동일한 체적의 공기를 밀어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완전히 같은 저역대 음압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림 2

현대 스피커와 호프만의 철칙

그렇다면 왜 과거에는 작은 유닛의 변위량을 늘리는 방식을 쓰지 못했을까? 여기에는 음향 공학의 절대 법칙'호프만의 철칙(Hoffman's Iron Law)'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스피커효율(감도), 저역 대역폭, 인클로저 부피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

과거 진공관 시절에는 앰프 출력이 수 와트(W)로 미미했기 때문에, 무조건 효율(감도)을 극대화해야 했다. 감도를 높이려면 콘지를 깃털처럼 가볍게($M \downarrow$) 만들어야 하므로, 공진 주파수($f_s \uparrow$)가 강제로 올라갔다. 결국 고감도 유닛으로 저음을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은 효율을 유지한 채 유닛의 반경($S_d$)을 극단적으로 키우고 거대한 통을 짜는 것뿐이었다.

반면 현대 스피커 엔지니어링출력 TR 및 D-Class 앰프의 대중화를 치트키로 활용한다. 앰프 출력이 수 와트씩 차고 넘치기 때문에, 유닛의 감도가 $85\sim88\text{dB}$ 수준으로 팍 떨어지더라도 과감하게 진동판을 무겁고 단단한 소재(메탈, 카본 등)로 만든다.

진동판질량($M \uparrow$)이 늘어나면서 유닛 자체의 공진 주파수($f_s \downarrow$)가 $20\sim30\text{Hz}$ 수준으로 뚝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현대 스피커들은 작은 사이즈의 인클로저 안에서도 강력한 앰프 구동력을 바탕으로 깊고 단단한 초저역을 재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분할 진동

반대로 스피커의 사이즈는 줄이고 스피커가 앞뒤로 움직이는 변위량(Excursion)을 늘리게 된다면, 고출력 앰프가 밀어붙이는 강한 물리적 힘 에너지를 진동판이 버텨내야 한다. 진동판이 연약하면 형태가 일그러지며 분할 진동(Break-up)이 발생해 극심한 왜곡(Distortion)이 생기므로, 현대의 소형 고성능 유닛들은 베릴륨, 알루미늄, 카본 등 특수 고강성 재질과 정밀한 서스펜션 설계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댐핑 특성

퀄리티 팩터

스피커의 사이즈가 커질수록 응답 특성(Transient Response) 확보에 불리하다. 유닛이 커지고 무거워질수록 관성이 커지기 때문에, 앰프 신호가 멈춘 뒤에도 정확하게 제어되지 않고 덜덜 떨리는 여진(Ringing)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큰 사이즈의 단일 우퍼 스피커일수록 음의 시작과 끝(트랜지언트리즈)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렵고, 반응이 밀리는 그룹 딜레이(Group Delay)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쉽게 말해서 큰 사이즈의 스피커는 저역이 타이트하지 못하고 웅웅거가능성(Underdamped)이 물리적으로 매우 높다는 뜻이다.

스피커의 사이즈에 따른 장단점 예시

스피커가 큰 경우

스피커가 작은 경우

결론

오디오 커뮤니티나 하이파이 동호회 등지에서는 흔히 '스피커는 크면 클수록 좋다'는 이른바 '거거익선(巨巨益善)' 논리가 정설처럼 퍼져 있다. 일부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나 상인들이 대형 스피커의 높은 마진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러한 인식을 마케팅적으로 확대·재생산해 온 측면도 부정할 수 없다. 과거에는 앰프출력 한계와 유닛 재질 기술의 한계로 인해 감도가 높은 대구경 유닛을 사용하는 것이 저역 재생을 위한 유일한 해답이었기에, 이러한 경험칙이 기술적 근거처럼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음향 공학적 관점에서 “저음은 무조건 대구경 유닛과 큰 통에서만 나온다”는 맹신은 완전히 틀린 생각이다.

현대 음향학은 스피커의 사이즈, 감도, 변위량, 재질, 지향각, 그리고 앰프출력을 하나의 유기적인 방정식인 '호프만의 철칙(Hoffman's Iron Law)' 안에서 정밀하게 계산하여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낸다. 오히려 최근 하이엔드 및 스튜디오 모니터 진영에서는 무작정 크기만 키운 스피커가 유발하는 음향학적 폐해(느린 트랜지언트 응답으로 인한 저역의 웅웅거림, 좁은 지향각, 유닛 간 거리가 멀어짐에 따른 로빙 에러 등)를 경계한다.

오히려 적절한 소형 유닛을 단단한 고강성 신소재로 설계하고 고출력 앰프로 정밀 제어할 때 다음과 같은 압도적인 공학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

기술과 재료 공학이 종합적으로 발전한 오늘날에는 손바닥만 한 블루투스 스피커나 소형 북쉘프 스피커도 차고 넘치는 저음을 뿜어낸다. 따라서, 서브우퍼우퍼가 무조건 대구경이어야만 제대로 된 저음을 재생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현대 공학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과거의 유물이다. 스피커의 실제 저음 하한선과 최대 음압 레벨(MaxSPL)은 외형의 크기가 아닌, 물리학과 앰프 파워의 상관관계가 반영된 정밀한 스펙 시트와 데이터가 증명해 준다.


참조

1)
베이스 앰프의 경우 10인치나 12인치 캐비닛 보다 15인치 캐비닛을 사용할 때 소리가 더 웅웅 거리고, 그래서 큰 음량이 필요해지면 10×4나 10×2 구성의 캐비닛을 사용한다.
2)
지향각이 넓어야 팬텀 이미지가 생성되는 서라운드Dolby Atmos 스피커 레이아웃 작은 스피커를 위성 스피커로 사용하고 저음은 우퍼로 대체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3)
가상 동축 방식, 2.5-way 방식 등
4)
유닛 간의 중심 거리크로스오버 주파수 파장의 1/4 이내여야 로빙 에러가 완전히 제거된다. 유닛이 작을수록 이 조건을 충족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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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_컬럼/스피커_유닛_사이즈에_대하여.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저자 정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