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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
EMI는 1931년 영국에서 설립되어 20세기 대중음악과 오디오 엔지니어링의 역사 그 자체를 정립한 세계 최대의 음악 엔지니어링 기업이자 레코드 레이블 그룹입니다. 비틀즈, 핑크 플로이드, 퀸 등 음악 역사를 바꾼 거장들의 고향인 동시에, 현대 레코딩 스튜디오의 표준 워크플로우를 정립하고 전설적인 명기들을 직접 개발해 낸 '프로 오디오 엔지니어링의 위대한 고향'입니다.
EMI의 역사는 런던 에비로드 3번지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고품격 녹음 전문 스튜디오인 애비 로드 스튜디오(Abbey Road Studios, 구 EMI Studios)의 개관과 궤를 같이합니다. EMI는 자사의 아티스트들에게 최고의 음질을 제공하기 위해 스튜디오 내부에 독자적인 기술 연구소인 REDD(Recording Engineering Development Department)와 RS(Research Station) 부서를 설치했습니다. 이곳에서 탄생한 진공관 기반의 오디오 콘솔 REDD.17, REDD.37, REDD.51은 1960년대 비틀즈의 수많은 명반을 녹음하며 따뜻하고 웅장한 진공관 사운드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1960년대 후반, EMI는 오디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콘솔 중 하나로 꼽히는 TG12345 콘솔을 개발했습니다. 이는 EMI 최초의 솔리드 스테이트(트랜지스터) 콘솔로, 채널마다 리미터/컴프레서와 이큐(EQ)가 탑재된 혁신적인 구조였습니다. 이 TG 콘솔 특유의 부드럽고 풍부한 사운드 텍스처와 압도적인 다이내믹스는 핑크 플로이드의 명반 *'The Dark Side of the Moon'*과 비틀즈의 *'Abbey Road'* 앨범을 통해 전 세계에 증명되었으며, 현대 멀티트랙 레코딩 기술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콘솔 외에도 이들이 개발한 TG12413 리미터나 RS124 컴프레서 등은 특유의 음악적인 배음과 강력한 다이내믹 제어 능력으로 오늘날까지 전설로 회자됩니다.
오디오 장비뿐만 아니라 기술적 혁신에서도 EMI의 유산은 거대합니다. EMI의 엔지니어였던 알란 블룸라인(Alan Blumlein)은 1931년 세계 최초로 바이너럴(Binaural) 및 스테레오(Stereo) 레코딩 기술을 발명하고 특허를 취득하여, 인류가 소리를 좌우 입체감 있게 들을 수 있는 현대적인 고음질 레코딩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또한 EMI는 음향을 넘어 방사선학 기술에도 기여하여, 사내 연구원 고드프리 하운스필드가 의학 역사상 최고의 혁명 중 하나인 CT(컴퓨터 단층촬영) 스캐너를 발명하는 데 전폭적인 연구비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비틀즈가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이 이 연구에 투입되었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합니다.)
2012년 경영난으로 인해 음반 부문은 유니버설 뮤직 그룹(UMG)에, 출판 부문은 소니(Sony)에 각각 인수 분할되면서 거대 기업으로서의 독립적인 형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사운드의 헤리티지는 소프트웨어 플러그인의 명가 Waves(웨이브즈) 및 Softube(소프튜브)와의 공식 협업, 그리고 하드웨어 복각 전문 브랜드인 Chandler Limited(챈들러 리미티드)를 통해 'EMI TG' 및 'Abbey Road Collection'이라는 이름으로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현대 디지털 DAW 환경에서도 수많은 프로듀서가 매일 아침 EMI의 빈티지 콘솔과 아웃보드 알고리즘을 믹싱 마스터 버스에 걸어 소리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소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아티스트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그 소리를 담아내는 그릇인 오디오 엔지니어링 기술을 직접 발명하고 완성해 낸 EMI는 현대 프로 오디오 산업과 레코딩 예술의 뿌리이자 영원히 마르지 않는 영감의 원천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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